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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해 알아보자
엠십사 【교슈】
블라인드 쪽지보내기 게시물검색
조회 665 추천 53 10/19 00:09

지식게에 안올려져서 창작게에 올립니다ㅠㅠ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이름부터가 살짝 모순적인 느낌입니다. 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이라니요. 그럼 명백히 잘못한 일을 고발해도 처벌받을 수 있는 건가요? 이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 아닐까요? 실제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헌 여부를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 2017헌마1113


◆ 사건개요

2017년, 청구인은 청구인의 반려견이 몸이 아픈 것 같아 수의사에게 진료를 맡겼는데, 도리어 반려견은 실명이 된채 돌아왔습니다. 청구인은 수의사에게 부당한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하여 수의사의 실명 및 잘못된 진료행위 등을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형법 제307조 제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청구인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표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법」(이하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입니다. 청구인은 이밖에도 알권리, 양심의 자유, 신체의 자유도 침해된다고 주장하였지만 헌재는 표현의 자유가 심판대상조항과 가장 밀접하고 침해의 정도가 가장 크다고 판단하여 나머지 기본권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헌법재판소는 해당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따지기 위해 다음 세가지를 살펴봐야합니다.

①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② 심판대상조항의 피해의 최소성

③ 심판대상조항의 법익의 균형성




①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오늘날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사실적시의 매체가 매우 다양해짐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속도와 파급효과는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힘든 명예의 특성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은 더더욱 커졌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해 상당한 억지효과를 가질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② 피해의 최소성

명예는 사회에서 개인의 인격을 발현하는 기본조건이므로, 명예의 보호는 인간의 존엄성 보호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합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우열은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형법 제310조는 심판대상조항이 금지하는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할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그것이 개인이 숨기고 싶은 사생활의 영역일 수도 있으며, 이를 공연히 적시한다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행위를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으로 명백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그렇다고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일부위헌을 허용할 경우 '사생활의 비밀에 부합하는 사실'의 모호성으로 인해 새로운 위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사실적시 행위를 모두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의 피해의 최소성을 인정했습니다.





③ 법익의 균형성

헌법 제21조 제1항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제4항'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명백히 선언하였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어떤 부당한 피해를 받았다면 민·형사상 절차에 따라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에 부합하지 않는 사적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법을 통해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단순히 타인의 명예를 실추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로운 논쟁과 의견의 경합을 통해 민주적 의사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이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결정 주문

하여, 헌재는

청구인 이모씨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07조(명예훼손) 1조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합헌)는 주문을 선고한다.

는 결정주문을 내렸습니다. 땅땅땅!




◆ 반대의견

헌법재판에는 소수의견제도가 있습니다. 소수의견은 간단히 말해 법정의견이 아닌 재판관의 의견입니다. 소수의견은 주문에 반대하는 반대의견, 판결의 이유를 보충하는 보충의견, 별개의견의 별도의견 세가지가 있으며, 법정의견에 영향은 못미치지만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을때 판결문에 추가되는 깍두기같은 존재입니다.

본 판결에는 재판관 6명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죠.

① 목적의 정당성

법정의견과 동일합니다.

② 피해의 최소성

명예의 보호를 위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최소한의 제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허명을 보호하기 위해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것이다.

● 피해자가 명예훼손에 대한 피해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물과 공적사안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보도를 봉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3자의 고발에 따라 진실한 사실 적시 표현행위에 대해서도 형사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마저 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심판대상조항의 명예훼손죄로 형사절차에 휘말릴 가능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진실한 사실 적시에 관한 표현의 자유는 심대하게 위축되게 되었다.

● 심판대상조항의 명예훼손죄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의 구조로 형성되어 있고 그 예외적 허용마저 불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인간’이라면 수사 및 재판절차에 회부될 위험과 고통을 회피하기 위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표현하지 않게 될 것인바, 그로 인하여 공익에 관한 진실한 사실마저도 공적 토론의 장에서 사라지게 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③ 법익의 균형성

사실 적시 표현행위가 타인에 대한 사적 제재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이 점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공적인물ㆍ공적사안에 있어서도 진실한 사실 적시 표현행위를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포함시키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가 형해화될 수 있다.

● 헌법 제21조 제4항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로 타인의 명예를 규정하나 그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민사배상을 명시할 뿐 형사처벌까지 명시하고 있지 아니하고, 형법 제310조가 정한 위법성 조각사유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

④ 일부 위헌 결정의 필요성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함과 동시에 그것이 타인의 명예ㆍ권리라는 한계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참고로, 독일형법은 적시된 사실이 허위이거나 진실임을 입증하지 못한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하도록 정함으로써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이 입증된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양자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사생활의 비밀’이란 용어가 다소 추상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사생활의 비밀’은 헌법 제17조에 명시되어 있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 일부위헌 결정을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는 분명히 현재의 상황보다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 사건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을 선언한 최초의 결정입니다.

여러분은 헌재의 이러한 판결을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마냥 잘못된 법이라고 생각했는데 헌재의 판결을 보니 나름 납득이 되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명예는 함부로 다루어져서는 안되는 것이며, 사실적시를 사적제재수단으로 남용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다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을 모두 합헌 처리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정찬용 변호사의 유튜브 영상(https://youtu.be/yYEO1hb-ZQw)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사실적시 행위에 수사를 가하는 것만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앞서 반대의견에서도 나왔듯,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분명히 진실된 공익에 관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이를 공연히 적시할 경우 법적인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시 사실 표현을 망설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법」이 은연 중에 사회에 "사실적시를 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죠.

「사실적시 명예훼손법」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하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상,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3
신고
희망맨【병신】
희망맨
아무리 생각해도 위정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위정자들의 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RE 3
10/19 00:26
엠십사【교슈】
그죠 개선될 필요가 있는건 확실해요
RE 2
10/19 00:36
뇌가필터링을못【꽲쀦푋】
o0o...
RE 1
10/19 11:22
엠십사【교슈】
0ㅇ0... 뭐
RE 2
10/19 11:36
모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모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엠십사【교슈】
그죠. 다만 사실적시 행위가 공익에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 한 차례 공방전을 겪어야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적시를 망설이는 계기가 될 거 같아요..
RE 3
10/20 07:59
모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류얏
명예훼손 법의 양면이라고 봄. 악플 처벌같은 순기능이 있는 한편 같은 법리적 이유로 모든 사람이 보호받아야 하는거도 사실이니까. 명예훼손 법 자체의 존치를 논하는거는 가능하겠지만 범위를 고무줄처럼 여긴 보호하고 여긴 보호 안하는 방식은 어렵다고 봄.
RE 3
10/20 12:29
엠십사【교슈】
그쵸 약간 친목 기준 정하는거 같달까
RE 1
10/20 12:34
티사도르【랍템】
글쓴이 클라인
RE 1
10/21 07:54
티사도르【랍템】
근데 사실적시 명예훼손 가만히 보면 필요 이상으로 법이 정한 한도를 넘지 말라고 세워둔게 아닌가 싶음

이미 어떤 범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서 징역살이를 다 끝냈는데 그 사람 계속 따라다니면서 범죄 사건 계속 언급하고 퍼트리면 징역 그 이상의 추가적인 처벌을 받는거잖아
RE 1
10/21 07:56
엠십사【교슈】
맞아이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소문같은 사람간의 영역까지 법이 신경써야하나 싶기도 해요.
RE 0
10/21 08:14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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